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 초반까지는 아이가 자기 의견을 분명히 말하고 근거 몇 개만 붙여도 라이팅에서 좋은 점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이 어느 순간 갑자기 통하지 않는 시기가 분명히 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당황스럽습니다. “6학년때만 해도 영어 글쓰기 A 받던 아인데, 7학년부터는 갑자기 점수가 흔들려요.” 사실 이건 갑자기가 아닙니다. 고등학교 라이팅의 난이도를 가르는 결정적인 한 가지를, 중학교 때 미리 배워두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에요.
그 한 가지가 바로 ‘반대 입장을 다루는 능력’ 입니다.
‘주장하는 글’이 뭔가요?
미국 학교에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글쓰기 종류가 하나 있습니다. 영어로는 argumentative essay, 우리말로는 ‘주장하는 글’ 이에요.
이건 단순히 “내 생각은 이렇다”라고 느낌을 쓰는 글이 아닙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자기 입장을 분명히 정하고, 근거를 들어 읽는 사람을 설득하는 글 이에요. 핵심은 ‘느낌’이 아니라 ‘증명’입니다.
아이들의 글을 매일 들여다보면, 딱 이 지점에서 단계가 갈립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요”에서 멈추는 아이와, “이런 근거가 있으니 내 주장이 맞습니다”까지 가는 아이. 그리고 진짜 잘 쓰는 아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갑니다.
고등학교가 진짜로 보는 것: 반대 입장
상상해 보세요. 두 아이가 똑같이 “교내 휴대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썼습니다.
첫 번째 아이는 자기 주장과 근거만 늘어놓습니다.
두 번째 아이는 이렇게 씁니다. “물론 비상시 부모님과 연락해야 하니 휴대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리 있는 걱정입니다. 하지만 학교 사무실에서 언제든 학생에게 바로 연락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안전 문제는 이미 해결되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똑똑하고, 더 믿음직스럽게 들리나요? 당연히 두 번째죠.
여기서 두 가지 개념이 나옵니다. 부모님들이 거의 들어보지 못하셨을 표현이라 쉽게 풀어드릴게요.
- 반대 입장 (counterargument): 내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이 할 법한 가장 강한 반론을, 내 글 안에 일부러 가져오는 것. “남이 이렇게 반박할 수 있다”를 내가 먼저 꺼내는 거예요.
- 반박 (rebuttal): 그 반대 입장에 대한 내 대답. “그 말도 맞지만, 그럼에도 내 주장이 옳은 이유는 이것이다”라고 받아치는 부분입니다.
쉽게 말하면, 잘 싸우는 토론자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상대 말을 못 들은 척하는 사람이 아니라, “당신 말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하고 정면으로 받아치는 사람이 진짜 고수죠. 글도 똑같습니다.
이 스킬은 고등학교까지도 필요합니다 — 고등학교의 영어, 사회, 과학 거의 모든 과목 에세이가 결국 이 ‘주장하고 반박하는’ 구조로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AP, IB도 마찬가지고, 나중에 대입 에세이까지 쭉 이어집니다. 즉 이 한 가지 근육을 중학교 때 키워두면, 여러 과목 점수가 같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이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현직에서 아이들의 글을 매일 첨삭하다 보면, 늘 같은 장면을 봅니다. 반대 입장을 아예 떠올리지 못하는 아이, 떠올려도 어디에 넣어야 할지 모르는 아이, 그리고 반대 입장을 일부러 약하게 만들어 쉽게 이기려다 오히려 점수를 깎이는 아이.
이 자료는 바로 그 지점들을 하나하나 짚어주려고 만들었습니다. 교과서에서 뽑아낸 일반론이 아니라, 실제 교실에서 아이들이 반복하는 실수를 바탕으로 만든 실전 가이드예요. (학생이 바로 쓸 수 있도록 자료 본문은 전부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자료 안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1. 왜 반대 입장이 중요한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며 무엇이 달라지는지, 아이가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합니다.
2. 주장하는 글이란? (간단 정리) “나는 ~라고 생각한다”가 아니라 “근거가 ~를 보여주므로 나는 ~라고 주장한다”로 가는 사고의 전환을 짚어줍니다.
3. 세 단계 흐름: 내 주장 → 반대 입장 → 반박 이 셋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하나의 동작이라는 걸, 색깔로 구분한 도표로 한눈에 보여줍니다. 아이들이 제일 헷갈려하는 부분이라 시각적으로 정리했어요.
4. 반대 입장 vs 반박 (자세히) “반대 입장은 상대가 할 말, 반박은 내가 답하는 말”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줍니다.
5. 글의 어디에 넣어야 하나 5문단 에세이 구조 안에서 반대 입장 단락이 정확히 어디 들어가는지 표로 보여줍니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이 통째로 빠뜨리는 단락이에요.
6. 반대 입장을 어떻게 찾나 백지 앞에서 막막해하는 아이를 위해,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뭐라고 할까?” 같은 스스로 던지는 질문 몇 개를 줍니다.
7. 문장 틀 (Sentence Frames) 상대를 인정하며 시작하는 표현(“Some argue that…”)과, 다시 내 주장으로 돌아오는 표현(“However…”)을 묶음으로 정리했습니다. 이것만 가지고 있어도 글의 완성도가 확 올라갑니다.
8. 해야 할 것 / 하지 말아야 할 것 특히 아이들이 가장 많이 빠지는 함정 — 반대 입장을 일부러 허술하게 만들어 쉽게 이기려는 실수(strawman) — 를 따로 강조해서 설명합니다.
9. 약한 글 → 강한 글 예시 (2세트) ‘교내 휴대폰 금지’와 ‘주말 숙제 폐지’를 주제로, 똑같은 주장이 어떻게 약한 글에서 강한 글로 바뀌는지 나란히 보여줍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한 줄씩 짚어주기 때문에, 아이가 “아, 이래서 점수가 다르구나”를 바로 이해합니다.
집에서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부모님이 영어 글쓰기 전문가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이 자료가 질문할 거리를 대신 만들어 드려요. 아이 글을 함께 보면서 이렇게만 물어봐 주세요.
- “이 글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뭐라고 할 것 같아? 그 말을 글에 넣었어?”
- “넣었으면, 거기에 대답은 했어?”
- “혹시 반대 입장을 일부러 너무 약하게 만든 건 아니야?”
이 세 가지 질문만으로도 아이의 글은 한 단계 올라갑니다.
혼자 연습이 어렵다면
사실 이런 글쓰기는 아이가 쓴 글을 누군가 읽고 “여기서 반대 입장이 빠졌어”, “이 반박은 좀 약해” 하고 짚어줄 때 가장 빨리 늡니다. 혼자서는 내 글의 빈 곳이 잘 안 보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세모네모(Semonemo) 라이팅 프로그램에서는 아이가 쓴 글에 1:1 피드백을 드립니다. 수준에 맞는 책과 한영 워크북으로 읽기와 쓰기를 함께 끌어올리는 구독형 프로그램이에요. 이 자료로 먼저 집에서 연습해 보시고, 더 체계적인 첨삭이 필요하다 싶으시면 그때 살펴보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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